무반주 첼로 조곡 1번 프렐류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 BWV 1007 · 1720 · Cello Suite No. 1: Pre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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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자필 악보는 남아 있지 않다. 지금 연주되는 악보는 아내 안나 막달레나가 베낀 사본과 몇몇 필사본을 맞춰 복원한 것이다. 활을 어떻게 긋는지, 어디서 끊는지 같은 지시가 사본마다 달라서, 첼리스트마다 다른 결론을 내린 채 무대에 오른다.

더 이상한 것은 이 곡이 백 년이 넘도록 연습곡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손가락을 풀기 위한 교재, 음악회에 올릴 물건은 아닌 것. 무반주 첼로라는 편성 자체가 당시에도 이후에도 낯설었다.

그 취급을 뒤집은 것은 열세 살짜리 소년이었다.

1890년 무렵 바르셀로나, 파블로 카잘스는 아버지와 함께 항구 근처 헌책방을 뒤지다 낡은 악보 묶음을 발견한다. 그는 그것을 집으로 가져가 매일 연습했다. 그리고 십이 년 동안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지 않았다. 스물다섯이 되어서야 처음 무대에 올렸고, 전곡을 녹음한 것은 예순이 넘어서였다.

프렐류드는 거의 전부 분산화음이다. 첼로 한 대가 한 번에 한 음씩만 낼 수 있는데, 음을 빠르게 흩어 놓아 듣는 사람 머릿속에서 화음이 완성된다. 들리는 것은 선 하나지만 실제로 전해지는 것은 그 선이 그리는 공간이다.

악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 세게 하라거나 여리게 하라는 말이, 빠르기조차 없다.

그래서 이 곡은 연주자마다 다르다. 카잘스의 녹음은 거칠고 사람 목소리에 가깝다. 요즘 연주는 대개 더 매끄럽다. 어느 쪽이 맞는지 판정할 근거가 애초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