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 귄트 산왕의 궁전에서

에드바르 그리그 · Op. 46 · 1875 · Peer Gynt: 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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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그는 이 곡을 깎아내렸다.

친구 프란츠 베위에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이 곡을 두고 소똥 냄새가 나고, 지독하게 노르웨이 티가 나고, 자기만족이 가득하다는 식으로 썼다. 자기가 쓴 음악을 스스로 그렇게 말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가 꺼린 것은 아마 이 곡이 너무 노골적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장면은 《페르 귄트》 2막이다. 페르 귄트가 산속 트롤들의 왕국에 들어가 왕의 딸과 결혼하겠다고 나선다. 트롤들은 그를 둘러싸고 조롱하다가 점점 흥분해서 결국 그를 죽이려고 달려든다. 그가 간신히 도망치는 장면에 이 음악이 깔린다.

음악의 구조는 단순하기 짝이 없다. 짧은 선율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한다. 변주도 전개도 없다. 바뀌는 것은 두 가지뿐이다. 점점 빨라지고, 점점 커진다.

낮은 현이 조용히 시작한다.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같은 선율이 한 바퀴 돌 때마다 악기가 더해지고 속도가 붙는다. 뒤로 갈수록 통제를 잃는 것처럼 들리고, 마지막에는 관현악 전체가 쏟아지며 끝난다.

긴장을 쌓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통한다.

그리그가 세련되지 못하다고 여긴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곡은 살아남았다. 축구장에서, 영화에서, 게임에서 쓰인다. 작곡가가 부끄러워한 작품이 그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