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 BWV 988 · 1741 · Goldberg Variations: 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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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에는 잠 못 드는 백작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러시아 대사 카이저링크 백작이 불면증에 시달렸고, 곁에서 하프시코드를 치던 골드베르크라는 소년을 위해 바흐가 이 곡을 썼다는 것이다. 백작은 답례로 금화를 가득 채운 잔을 보냈다고 한다.

문제는 그 이야기의 출처다. 바흐가 죽고 반세기가 지난 1802년, 포르켈이 쓴 전기 한 권에만 나온다. 당시 골드베르크는 열네 살 안팎이었고, 이 곡은 그 나이에 칠 수 있는 난이도가 아니다. 무엇보다 1741년 출판된 악보에는 헌정사가 없다. 바흐가 누군가를 위해 썼다면 그 이름을 적지 않았을 리 없다.

이야기를 걷어내고 악보만 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

아리아로 시작해 서른 개의 변주를 거친 뒤, 맨 끝에서 같은 아리아가 한 음도 바뀌지 않은 채 다시 돌아온다.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는 구조다.

그리고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것이 하나 있다. 변주되는 것은 선율이 아니다. 아리아의 노래하는 윗선율은 서른 번의 변주 내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바흐가 붙들고 늘어진 것은 그 아래를 받치는 베이스 32마디다. 서른 개의 변주는 같은 뼈대 위에 서른 번 다르게 지은 집이다.

구조는 더 치밀하다. 세 번째 변주마다 카논이 나오는데, 그 카논의 음정이 매번 한 칸씩 벌어진다. 같은 음에서 시작하는 카논, 2도 떨어진 카논, 3도, 4도... 아홉 번째 카논에서는 9도까지 벌어진다. 듣는 사람이 알아채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듯이 쌓아 올린 설계다.

마지막 변주는 카논이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속요 두 곡을 겹쳐 놓은 익살이다. 그 다음에 아리아가 돌아온다.

처음 들을 때와 마지막에 들을 때, 같은 음인데 같게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