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는 스물두 살에 이 곡을 썼다.
당시 그는 파리 음악원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음악원에서의 평가는 나빴다. 교수들은 그의 피아노 연주를 두고 재능이 없다거나 게으르다고 적었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카바레에서 피아노를 치며 생계를 꾸렸다.
악보 맨 앞에 적힌 지시어는 Lent et douloureux, 느리고 고통스럽게다.
그런데 음악은 고통을 표현하지 않는다. 격정도, 호소도 없다. 왼손은 두 개의 화음을 번갈아 짚으며 같은 자리를 계속 오가고, 오른손 선율은 올라갔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온다. 지시어와 실제 소리 사이의 이 어긋남이 사티의 특징이다. 그는 평생 악보에 이런 말들을 적었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분명히 한 적이 없다.
구조적으로 이 곡이 하는 일은 멈춰 서 있는 것이다.
19세기 음악은 어딘가로 간다. 긴장이 쌓이고 풀리고, 주제가 전개되고 돌아온다. 이 곡에는 그런 서사가 없다. 화음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울리고, 다음 화음도 해결되지 않는다. 끝에 가서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그냥 멎는다.
같은 음형이 스물여섯 번 반복되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시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1896년 드뷔시가 1번과 3번을 관현악으로 편곡하면서 비로소 연주회장에 들어갔다.
반복과 정지, 발전하지 않는 음악이라는 생각은 사티가 죽고 한참 뒤에야 제값을 받았다. 20세기 중후반의 미니멀리즘과 환경음악이 그에게서 출발점을 찾는다. 그는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을 뜻하는 말을 직접 만들어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