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노페디》는 세 곡이다.
사티는 1888년에 이 세 곡을 썼다. 제목은 고대 스파르타의 축제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는데, 젊은이들이 벌거벗고 춤추며 신에게 바치던 의식이다. 사티가 그 축제를 실제로 묘사하려 한 흔적은 없다. 그는 이국적이고 고풍스러운 이름을 좋아했다.
세 곡은 거의 같은 곡이다. 같은 박자, 같은 짜임, 비슷한 길이. 하나의 생각을 세 번 다르게 적은 것에 가깝다. 1번이 가장 널리 알려졌고, 3번은 그 그늘에 오래 있었다.
이 곡들을 세상에 알린 사람은 드뷔시다.
1896년, 드뷔시는 친구인 사티의 곡 중 1번과 3번을 골라 관현악으로 편곡했다. 2번은 건드리지 않았다. 피아노 한 대로 치던 것이 플루트와 하프와 현으로 옮겨지면서 소리가 넓어졌고, 그 편곡 덕분에 사티라는 이름이 연주회장에 처음 들어갔다.
재미있는 것은 순서다. 드뷔시는 3번을 첫 번째로, 1번을 두 번째로 놓았다. 그래서 관현악 판으로 먼저 접한 사람은 이 곡을 1번이라고 기억하기도 한다.
악보에 적힌 지시는 느리고 슬프게다. 세 곡의 지시어가 각각 조금씩 다르다.
왼손이 같은 자리를 계속 오간다. 두 개의 화음이 번갈아 나오고, 그 위를 선율이 지나간다. 그게 전부다.
사티는 평생 짧은 곡만 썼다. 교향곡도 협주곡도 쓰지 않았다. 반복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음악이 어딘가로 발전해야 한다는 당대의 전제를 지키지 않았다. 그 태도가 훨씬 뒤의 음악에 영향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