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곡 3번

프란츠 슈베르트 · Op. 90 No. 3 / D. 899 · 1827 · Impromptu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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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곡"이라는 제목은 출판사가 붙였다.

슈베르트가 1827년에 쓴 네 편의 피아노 소품에 빈의 출판업자 하슬링거가 이 이름을 달아 내놓았다. 당시 유행하던 장르 이름이었고 팔기 좋았다. 즉흥으로 연주하라는 뜻도, 즉흥으로 작곡했다는 뜻도 아니다. 악보는 끝까지 정확하게 적혀 있다.

출판사가 손댄 것은 제목만이 아니었다.

슈베르트가 쓴 3번의 원래 조성은 내림사장조였다. 플랫이 여섯 개 붙는, 검은건반을 잔뜩 쓰는 조다. 소리가 부드럽고 어둡게 깔린다. 그런데 아마추어 연주자가 겁먹고 악보를 사지 않을 것을 걱정한 출판사는, 플랫이 하나뿐인 사장조로 조를 옮겨서 찍었다.

그마저도 한참 뒤의 일이다. 네 곡 중 1번과 2번만 생전에 출판되었고, 3번과 4번은 1857년에야 나왔다. 슈베르트가 죽고 30년 뒤다.

그 뒤로 오랫동안 사람들은 조를 옮긴 판본으로 이 곡을 알았다. 원래 조성으로 연주하게 된 것은 훨씬 나중이다.

반음 하나 차이가 뭐가 그리 대수인가 싶지만, 피아노에서는 다르다. 검은건반을 많이 쓰면 손가락이 건반 안쪽으로 들어가고 타건이 얕아진다. 울림이 덜 또렷해지고 뭉근해진다. 슈베르트가 그 조를 고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왼손은 쉬지 않고 물결처럼 움직이고, 그 위에서 오른손이 한 선율을 끝까지 노래한다.

슈베르트는 이듬해에 죽었다. 서른한 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