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 주제 변주곡 18변주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 Op. 43 · 1934 ·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Variation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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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는 전설이었다.

19세기 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당대 사람들이 보기에 인간이 낼 수 없는 소리를 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소문이 따라다녔다. 그가 남긴 《24개의 카프리스》 중 마지막 24번의 주제는 그 뒤로 수많은 작곡가가 가져다 변주했다. 브람스도, 리스트도 썼다.

라흐마니노프는 1934년에 이 주제로 스물네 개의 변주를 썼다.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곡이다.

그중 18번이 따로 떨어져 나와 가장 유명해졌다. 영화와 광고에 수없이 쓰였고, 많은 사람이 이 곡만 안다.

그런데 이 선율이 어디서 왔는지 알면 조금 놀랍다.

파가니니의 주제를 위아래로 뒤집은 것이다.

원래 주제가 올라가는 자리에서 내려가고, 내려가는 자리에서 올라간다. 음정의 간격은 그대로 두고 방향만 반대로 한다. 이것을 전위라고 한다. 오래된 대위법 기술이고, 바흐가 즐겨 쓰던 방법이다.

그 결과 날카롭고 악마적이던 선율이 느리고 노래하는 선율로 바뀐다. 같은 재료인데 정반대의 것이 나온다. 조성도 단조에서 장조로 옮겨 놓았다.

들어서는 알아채기 어렵다. 악보를 거꾸로 놓고 보면 보인다.

라흐마니노프 본인은 이 변주에 대해 농담조로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 한 곡은 자기 매니저를 위해 써 둔 것이라고.

이 무렵 그는 이미 러시아를 떠난 지 오래였다. 혁명 이후 가족과 함께 망명해 미국과 스위스를 오가며 연주로 생계를 이었다. 작곡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