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라크리모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K. 626 · 1791 · Requiem: Lacrim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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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년 여름, 얼굴을 밝히지 않은 사람이 모차르트를 찾아와 레퀴엠을 주문했다. 선금을 치르고, 작곡가가 누구인지 묻지 말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의뢰인은 발제크 백작이었다. 그는 죽은 아내를 위한 추모곡이 필요했고, 남의 곡을 사서 자기가 쓴 것처럼 발표하는 취미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니 이 곡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연주될 예정이었다.

모차르트는 그해 12월 5일에 죽었다. 레퀴엠은 완성되지 않았다.

자필 악보를 보면 어디까지 그가 썼는지 알 수 있다. 라크리모사는 여덟 마디에서 끊긴다. 현이 흐느끼듯 올라가고, 합창이 들어와 두 소절을 부르고, 거기서 멈춘다. 그 다음은 백지다.

콘스탄체는 곡을 완성해야 했다. 잔금을 받지 못하면 생활이 어려웠다. 몇 사람을 거친 끝에 제자 쥐스마이어가 나머지를 썼고, 발제크 백작은 자기 이름으로 이 곡을 연주했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푸시킨이 1830년에 쓴 희곡에서 시작해 오페라를 거쳐 영화로 이어지며 굳은 허구다. 두 사람은 경쟁자였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고,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아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여덟 마디에서 손이 멈춘 자리. 그 뒤에 이어지는 소리는 다른 사람의 것이다.

어디까지가 모차르트인지 알고 들으면, 그 이음매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