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빈에는 터키 유행이 있었다.
오스만 제국이 두 차례 빈을 포위했다가 물러간 뒤, 적이었던 문화가 거꾸로 장식품이 되었다. 커피가 들어왔고, 터키식 의상이 유행했고, 음악에서는 예니체리 군악대의 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 한동안 멋으로 통했다. 큰북과 심벌즈, 트라이앵글을 요란하게 두드리는 소리다.
당시 빈의 피아노 중에는 페달을 밟으면 종이 울리거나 북 치는 소리가 나도록 장치를 단 것들이 있었다. 이 곡은 그런 악기에서 더 그럴듯하게 들렸을 것이다.
실제 터키 음악과의 관계는 거의 없다. 예니체리 악대가 쓰던 선법이나 리듬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유럽 사람들이 "터키풍이라면 이런 느낌이겠지" 하고 만들어낸 소리다. 모차르트는 같은 어법을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피》에서도 썼다.
이 악장이 속한 소나타 11번은 그 자체로 특이하다. 보통 소나타의 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어야 하는데, 이 곡에는 소나타 형식 악장이 하나도 없다. 1악장은 변주곡이고, 2악장은 미뉴에트, 3악장이 이 론도다. 형식의 교과서를 쓴 사람이 교과서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이 곡은 소나타의 마지막 악장이다. 앞의 두 악장을 듣고 나서 들으면 전혀 다른 곡으로 들린다.
지금은 거의 언제나 따로 떼어져 연주된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이 처음 만나는 "아는 곡"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원래 자리는 잊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