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연습곡

프레데리크 쇼팽 · Op. 10 No. 12 · 1831 · Etude (Revolutionary)

YouTube 임베드 출처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렇다.

1831년 9월, 쇼팽은 빈을 떠나 파리로 가던 길에 슈투트가르트에 머물고 있었다. 거기서 바르샤바가 러시아군에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향은 무너졌고 가족의 안부는 알 수 없었다. 그 분노와 무력감 속에서 이 연습곡을 썼다는 것이다.

쇼팽 본인은 그런 말을 남기지 않았다. "혁명"이라는 제목도 그가 붙인 것이 아니다. 작곡 시기도 정확히 특정되지 않는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썼다고 알려진 일기의 진위마저 논란이 있다.

다만 그 무렵 그가 쓴 편지들에는 바르샤바를 향한 격한 감정이 분명히 남아 있다. 그러니 이야기 자체가 터무니없지는 않다. 사실로 단정할 수 없을 뿐이다.

제목을 떼고 보면 이 곡은 연습곡이다. 손가락을 훈련하기 위한 곡이고, 쇼팽은 스물네 편을 두 묶음으로 썼다.

그런데 훈련 대상이 특이하다. 보통 연습곡은 오른손을 단련시킨다. 선율을 쥐는 손이니까. 이 곡은 왼손이 거의 쉬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건반 아래쪽을 쓸어내리고 쓸어 올린다. 오른손이 맡은 것은 그 위에 던지는 짧고 단호한 구호 같은 음형이다.

밑에서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계속되고, 그 위에서 누군가 버티고 선다.

곡은 아래로 쏟아지는 음계로 끝난다. 해결되지 않고 끊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