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3년 12월 8일, 빈 대학 강당. 하나우 전투에서 다친 병사들을 돕기 위한 자선 음악회였다.
그날의 간판은 이 교향곡이 아니었다. 《웰링턴의 승리》라는 곡이 주인공이었다. 대포 소리와 총성을 흉내 낸 음향 장치를 동원해 전투 장면을 묘사한 작품으로, 당시 관객은 열광했고 베토벤에게 큰돈을 벌어다 주었다. 지금은 거의 연주되지 않는다.
같은 자리에서 초연된 교향곡 7번은 전곡이 호평을 받았는데, 그중 2악장만 앙코르를 받았다. 연주가 끝나자 다시 해 달라는 요구가 나와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연주했다.
이 악장이 자주 "느린 악장"으로 소개되지만 정확하지 않다. 악보에 적힌 것은 알레그레토, 조금 빠르게다. 느린 악장 자리에 놓여 있을 뿐 실제로는 걷는 속도에 가깝다. 지휘자가 너무 느리게 잡으면 곡이 주저앉는다.
시작은 거의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음을 반복하는 리듬 하나뿐이다. 길게 한 번, 짧게 두 번. 선율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것이 저음에서 조용히 돌기 시작한다.
그 위에 다른 선율이 겹치고, 또 겹치고,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면서 같은 리듬이 계속 돈다. 끝까지 그 리듬은 바뀌지 않는다. 바뀌는 것은 그것을 둘러싼 것들이다.
바그너는 이 교향곡 전체를 두고 "춤의 신격화"라고 했다. 2악장만 떼어 들으면 장송 행진처럼 들리지만, 1악장부터 이어 들으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지금도 영화와 광고에서 이 악장을 쓴다. 대개 누군가 무너지는 장면에서다.